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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날 해질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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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초지 수목원에서

오늘 아침은 햇살이 따사롭고 하늘이 유난히도 드높다. 조 석으로 기온 차가 아주 심한 환절기이다. 오늘은 내가 가치 있는 삶을 살아보겠다고 발걸음을 디딘 지, 벌써 10년이란 시간을 도도하게 걸어온 마을활동가들의 워크숍 날이다. 워크숍은 활동가들의 역량 강화와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 된 자리이다.

집에서 나서면서부터 조금 설레는 마음으로, 보고 싶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오래간만에 마주하는 반가운 얼굴들이 눈에 들어온다. 또한, 낮 서른 얼굴들도 제법 보인다. 그것이 바로 나와 세대의 차이로 변해가고 있다는 현실이었다.

목적지로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벽 초지수목원이다. 일전에 한 번 다녀온 곳이기도 하다. 부천을 벗어나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들녘을 바라보니, 벌써 벼 이삭들이 쑥스러운 듯이 고개를 숙이고, 추수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동안 모진 비·바람 태풍과 유난이도 더웠던 고열에도 견디고 버텨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들을 보면서, 그 수고를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러나 논 한가운데 우뚝 뻣뻣하게 서 있는 훼벼를 보면서, 너무 일찍 쑥 자라 벼가 결실을 못 맺고, 빈 죽정이로 우뚝 서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네 삶과 비교해 생각해보기도 한다.

흔히들 이야기가 자연의 섬리는 우리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는 것을 우리들이 많이 체험해왔다.

우리는 고개 숙이고 익어가는 벼 이삭을 바라보면서, 겸손을 배우고, 인내를 배운다.

겸손은 우리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미덕 중 하나기도 하다.

목적지에 도착해 워크숍강의실에 들어서니, 몇 해 전 부천에서 미디어 강사.신문기자로 함께 마을 활동을 하던 친구가 오늘 강사라는 것을 현장에 도착해서 알았다. 강사의 강의 내용은 코로나시기에 파주에 이사와 아파트공동체 성공사례를 수강 하면서, 새로운 협력체계와 배려 등을 공부할 수 있었다.

오후 들어 벽초지 수목원에 도착하여, 자유로운 시간을 갖고 참으로 좋은 자연환경에서 힐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뒤 옆에서 뽐내는 단풍잎들이 마음껏 자태를 뽐내고, 관광객들을 환영해 맞이해주는 것 같았다.

사람이 인위적으로 물감을 가지고 물들일 수 없는 가을의 마무리를 알리는 모습들은 참으로 자연의 신비로움 자체 바로 그것이었다.

한편 나는 아름다운 단풍의 절경들을 보면서도, 이제 얼마 가지 못하고 떨어져 사라지는 것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켠엔 쓸쓸함과 못내 아쉬움이 많았다.

부천시 마을활동가 워크숍 기념사진

내 나이 여든의 근저 리에 도달하면서, 어떻게 해야 아름다운 석양으로 멋있는 그림들을 남기고 떠난다고 할까? 많은 걱정이된다.

뒤에 남아 바라보는 사람들이 참으로 멋있고, 근사하게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는지 궁금하다.

내가 꿈꾸어오고 있는 보통사람들의 아름다운 가치를, 얼마나 전달하고, 떠날지 걱정이 된다.

나는 삶에서 가치와 보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하루 하루를 연다.

별것도 아신 것 같은데, 생각대로 살아가기가 그리 녹록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오늘도 마을공동체 활동과 평생학습에서 나를 찾고 발견하다.

왜냐하면, 평생 학습자로 살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평가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 같다.

언 듯 쉬운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내가 굳이 이 야기를 안 해도 남들이 알아볼 수 있는 평생학습의 삶 그 길을 가련다.

어쩌다 보니, 해가 서산에 진다.

오늘도 걸어온 이 길이 앞으로도 계속 평탄하게 걸어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늘도 보통사람들한테서 가치를 찾는다.

또한, 쓸쓸하며 깊이 있는 분위기를 풍기며, 차분하고 세련된 매력을 가진 인상을 주는, 또한 따뜻하고 포근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그런 혼자 시간을 보내며 사색을 잠기는 그런 가을의 남자로 오래오래 남고 싶다.

 

깊어가는 늦은 가을 어느 날!

수목원 호수에 쉬고싶다